시스템적 폭력 앞에 선 가족들
최근 보도된 사건은 우리 사회가 마주한 불법사채의 잔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한 사람의 절박한 선택이 27명의 가족과 지인을 나락으로 끌어들인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실패를 넘어, 구조적 폭력의 민낯을 드러낸다.
담보가 아닌 강압의 산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담보'가 아니라는 점이다. 피해자들은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사채업자들의 강압적 요구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대출을 받지 못하면 기존 채무의 이자조차 감당할 수 없다는 공포감 속에서, 그들은 허위서류 작성과 굴욕적인 동영상 촬영까지 강요당했다. 이는 명백히 의사에 반하는 강압적 행위의 결과물이다.
사채업계의 교묘한 분업 구조도 주목해야 한다. 기존 채권 회수를 담당하는 업자가 협박을 맡고, 새로운 대출을 제공하려는 업자가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이 시스템은 피해자를 더욱 깊은 늪으로 빠뜨린다. 이들에게 '비상연락망'이라는 명목으로 제출된 가족 정보는 결국 추심의 도구로 악용된다.
가족 관계의 복잡성과 진실
모뉴스를 보면 변호사가 형제간 갈등에 대한 일방의 감정적 서술만으로 성급한 형사소송을 권하는 것을 보았다. 신중해야 한다. 과연 부모에게 협박을 하여 도박빚을 갚았다라는 형의 주장 과연 '협박'의 실체는 무엇일까?
부모에게 협박할 꺼리가 있을수 있을까?
많은 경우 "돈을 안 도와주면 자살하겠다"는 식의 감정적 압박이 동원된다. 이것 역시 협박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겠지만 우리가 아는 형사적 문제의 협박은 아니다.
인간적 접근의 필요성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 처벌이 아닌 인간미 있는 해결책이다. 한정치산자 등록이나 채무변제를 도와주지 않고 신용불량자 등록과 사채사고자 등록이 되도록 해서 더 이상의 채무 발생을 막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동시에 불법사채업자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은 반드시 필요하다.
불법사채와 전면전 중인 우리들
현재 우리는 불법사채업계의 '가족·지인 추심 시스템'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이 추심 방식에 단호히 맞서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동시에 피해자(채무자)에 대한 관용도 필요하다.
사채를 이용하고 연락처를 넘긴 것이 과연 그렇게 큰 죄악일까?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이들은 대부분 사채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절박한 상황에서 선택을 한다. 한 번 이 시스템에 발을 들여놓으면, 아무리 위험을 알아도 끌려다닐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함정이 기다리고 있다.
처지에 대한 이해와 동반자적 접근
이들은 대부분 패닉 상태에 있다. 합리적 판단이 어려운 극한 상황에서 내린 선택을 단순히 도덕적 잣대로만 재단할 수는 없다. 물론 잘못은 잘못이다. 하지만 그들의 어려운 처지와 관계를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제언
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 불법사채업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함께, 합법적 금융 접근성 확대, 채무자 상담 및 구제 시스템 강화, 그리고 무엇보다 사회적 편견 없는 가족지인 추심에 대한 체계라 할만한 관용성 구축이 병행되면 좋겠다.
가족이 가족을 고소해야 하는 비극적 상황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는 처벌과 구제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법적 대응의 필요성을 인정하되, 인간적 이해와 합리적 지원을 통해 이 구조적 폭력의 고리를 끊어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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