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로고

Top
기사 메일전송
불법 사금융의 그림자: 2,800만원 추징금이 말하는 것들-불법사채 대응센터 제공
  • 편집부 기자
  • 등록 2026-01-23 16:58:51
기사수정
  • ┗ 불법사채 대응센터 제공

6백여 명에게 돈을 빌려주고 거액의 이자를 뜯어낸 20대 사채업자 일당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서울서부지법은 오늘(4일) 20대 A 씨와 B 씨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모두 2천8백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앞서 1심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모두 6억 7천여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채무자와 합의하거나 공탁한 사정 등을 고려해 다시 형을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의는 6억 원이 아니라 2,800만 원짜리였다

2심 법정은 불법 사채업자에게 관대했다. 1심에서 6억 7천만 원이던 추징금이 2,800만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96%가 증발한 것이다. 합의와 공탁이라는 이름 아래, 17억 원을 뜯어낸 범죄자는 고작 2,800만 원만 내면 되는 상황이 되었다.

 

이 숫자 앞에서 우리가 묻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이 있다. 도대체 얼마에 합의가 이루어졌는가? 얼마를 공탁했기에 이토록 극적인 감형이 가능했는가?

 

20만 원에 팔린 정의

불법 사채 변호사들의 합의 관행을 아는가? 수백만 원의 부당이득이 발생한 사안에서 5~20만원에 합의가 성사된다. 때로는 5만 원도 안 되는 금액으로. 피해자들은 '그래도 받는 게 어디냐'는 절박함에 도장을 찍는다. 어차피 소송을 할 여력도, 시간도, 돈도 없는 사람들이다. 불법 사채를 쓸 수밖에 없었던 그 처지 그대로, 합의서에도 서명한다.

 

이것이 합의라는 이름의 실체다. 법은 이를 '자율적 합의'로 인정하고, 가해자에게 작량감경의 혜택을 준다. 범죄자는 웃으며 법정을 나서고, 피해자는 몇십만 원을 쥔 채 여전히 빚더미에 앉아 있다.

 

보이지 않는 비용들

이 사건에서 가장 섬뜩한 건 무엇이 '없는지'다.

사회적 비용 청구가 없다. 불법 사채로 인한 사회 전체의 피해 - 치안 비용, 사법 비용, 피해자 가족의 붕괴, 2차 범죄 유발 - 이 모든 것에 대한 청구서가 누락되어 있다.

 

위자료 소송이 없다. 

600명이 겪었을 협박과 공포, 불면의 밤들, 가족 관계의 파탄, 신용 불량의 낙인. 이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 요구가 보이지 않는다.

부당이득 반환 청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17억을 뜯어냈으면, 그 돈의 행방을 추적하고 환수해야 한다. 명품 가방으로, 유흥비로, 돈세탁을 통해 어딘가에 숨겨졌을 그 돈을. 하지만 '당장 돈이 없다'는 말 한마디에 추징은 포기된다.

 

마피아 변호사들

영화 속에만 있는 줄 알았던 마피아 변호사들이 현실에 있다. 불법 사채업자를 위해 일하는 변호사들. 이들은 합의를 중개한다는 명목으로 피해자들에게 푼돈을 쥐어주고, 법정에서는 가해자의 '진심 어린 반성'과 '성실한 합의 노력'을 강변한다.

이들의 신원이 공개되어야 한다. 어떤 로펌이, 어떤 변호사가 이런 범죄의 방패막이 노릇을 하는지 세상이 알아야 한다.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범죄 구조의 일부가 되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불법 사채업자들의 가명, 아이디, 계좌 정보를 전면 공개해야 한다. 숨어 있는 피해자들을 찾아내야 한다. 600명으로 끝이 아닐 것이다. 부끄러움과 두려움에 신고조차 하지 못한 이들이 더 있을 것이다.

 

둘째, 피해자들이 위자료 및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법률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무료 법률 구조, 소송 비용 지원, 집단 소송 제도 활성화가 필요하다. 피해자가 돈이 없어서 정의를 포기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셋째, 부당이득금을 채권화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지금 돈이 없다 해도, 미래의 소득에서 강제 징수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범죄 수익은 시효 없이 추적되고 환수되어야 한다.

 

2,800만 원이 던지는 질문

6억 7천만 원이 2,800만 원이 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의 정의는 얼마짜리인지 드러났다. 범죄자에게는 관대하고, 피해자에게는 냉혹한 시스템. '합의'라는 포장지 속에 숨겨진 또 다른 폭력.

악질 불법사금융 업자는 비싼 변호사 고용해서 잔돈푼으로 피해자와 합의보고 피해자들은 민사소송이나 청구권을 행사할 비용도 없다. 

 

불법 사채업자 A씨와 B씨는 곧 사회로 돌아올 것이다. 1년이면 된다. 그리고 2,800만 원만 내면 된다. 17억 원의 행방은? 600명의 고통은? 이 질문들은 법정을 떠나지 못한 채, 판결문 어딘가에 묻혀 있다.

정의는 비싸야 한다. 적어도 범죄자에게는. 그것이 값싸게 거래되는 순간, 우리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

 


 

사채인권범죄 전문뉴스사채해결신문

https://815action.com/

 

 

 

불법사채 대응센터

https://cafe.naver.com/action911

TAG
0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포토뉴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